제목 | [세계일보] 성지를 찾아서 <14> 통일교 부산 ‘범냇골성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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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0-08-11 | 조회 | 10325 |
‘자녀 잃은 부모’ 심정 헤아리며
눈물의 기도 올린 ‘눈물 바위’ 유난히 붉은 빛에 눈이 시리다 김홍주(60) 통일교 부산·울산교구장과 함께 수정산(천부산)으로 들어서 ‘본성지’라 불리는 ‘눈물의 바위’에 섰다. 크고 작은 돌들이 촘촘한 가운데 유난히 붉은 빛을 내는 바위다. 김 교구장은 문선명 총재가 59년 전 이곳에서 ‘자녀 잃은 부모(하나님)’의 심정을 헤아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고, 그런 연유로 후일 ‘눈물의 바위’라 이름 붙여졌다고 소개했다. 눈물 어린 기도 내용은 ‘하나님 해방과 인류 구원’이었다.
이곳 주변의 크고 작은 바위들도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세계 40여개국에서 공수돼온 바위들은 동서남북 방향으로 가지런히 놓여 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 평화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는 것들이다. 붉은 빛을 내는 커다란 바위는 모서리가 떨어져 나간 흔적이 완연했다. ‘복이 찾아 온다’고 해서 이 바위를 찾은 사람들이 조금씩 떼어간 흔적이라고 했다.
‘눈물의 바위’를 지나 산길을 오르자 무더위에 숨이 차왔다. 눈에 보인 바위 이름은 ‘그 바위’다. 산 정상 성지로 가는 길에 잠시 쉬어가라고 해서 ‘쉬어가는 바위’로도 불리는 곳에서 잠시 바람을 쐬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름다운 부산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문 총재가 한때 노동을 했었다는 제3부두가 멀리 보였다. 같은 자리에서 이제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59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다시 산길을 오르자 ‘천심정’이라는 우물이 나왔다. 김용식(47) 범냇골성지관리소장은 “천심정은 통일교인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샘물”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는 달라도 산을 오르는 사람에게 정상의 길목에 있는 우물은 소중하다. 모두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가 하나가 돼 천심정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돌탑 뒤로는 중앙에 태극기를 중심으로 왼쪽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기, 오른쪽에는 통일교 깃발이 펄럭이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군데군데 놓인 벤치를 보자 남북통일과 세계평화의 염원을 담아 간절하게 기도하는 순례자들의 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기도를 마친 순례자들은 분명 고개를 들어 나무 숲 사이로 멀리 보이는 영도 봉래산과 일본 대마도까지 바라보며 조국통일을 넘어 일본선교, 세계 만방에 평화의 복음 전파를 염원한 59년 전 문 총재의 심정을 체험했을 것이다.
김 교구장은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인이 아니라면 평생 한두 번 갈 수 있을지 모르는 곳이라 더욱 귀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며 “마찬가지로 이곳 정상까지 맨발로 걸어 올라오는 외국인들, 그립고 애절한 마음으로 찾는 해외 순례자들의 모습에 매번 큰 은혜를 받는다”는 말로 ‘범냇골성지’의 가치를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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