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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월간중앙] 문선명 총재 네 자녀 교회·기업 최일선에 나섰다
등록일 2008-09-12 조회 10919

문선명 총재 네 자녀 교회·기업 최일선에 나섰다
“하버드대 출신 인진·현진·국진·형진 등 승계 수순…문 총재는 헬기사고에도 건재 과시”

심층취재 통일교, 세대교체 들어섰나?

▶경기도 가평군 정락산 자락에 위치한 천정궁 박물관. 12만여m2 부지에 연건평 11만6,919m2 규모다. 통일교에서는 내부적으로 이곳을 ‘본전 성지’라고 부른다. 통일교는 가평 일대에 청심국제병원·청심신학대학원·청심복지재단 등의 시설을 갖고 있다.


20세기 들어 한국에서 탄생한 신흥종교 중 가장 성공한 종교로 꼽히는 통일교. 문선명 총재에 의해 1954년 창시된 이 종교에도 서서히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문 총재의 자녀 10남매 중 4명이 공식 직함을 맡아 활동 중이다.

지난 7월19일 오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세칭 통일교) 문선명(89) 총재와 부인 한학자 여사 등 관계자 16명이 탄 헬기가 경기도 가평 정락산 자락에 불시착해 20분 만에 폭발했다는 뉴스가 각 언론사로 타전됐다.

이 뉴스는 곧장 CNN과 ABC·BBC 등을 통해 전 세계로 보도됐다.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통일교는 20세기 들어 한국에서 탄생한 신흥종교 중 가장 성공한 종교로 꼽힌다.

1954년 문선명 총재에 의해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교명으로 시작해 1996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교명을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세간에서는 ‘통일교’로 통칭된다. 현재 전 세계 200여 국에 진출해 있으며, 신도는 약 5,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국내 등록 신자는 약 80만 명, 이 가운데 실제로 종교활동을 하는 신도는 25만 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교명에서 알 수 있듯, 통일교는 기독교를 모태로 한다. 기독교의 성서를 기본 경전으로 삼으며, 기독교의 신인 하나님을 신앙한다는 점에서는 기독교와 일치한다.

그러나 통일교가 기독교와 결정적으로 차이 나는 점은 예수를 실패한 메시아로 본다는 점이다. 통일교는 실패한 메시아에 이어 이 세상을 참 구원할 사람으로 문선명 총재를 꼽는다. 문선명 총재를 이 땅에 온 구원자이자 재림주인 메시아이며, 참 부모로 섬기는 것이다.

그런 만큼 통일교 내에서 문선명 총재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이런 문선명 총재가 탄 헬기가 불시착한 만큼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통일교 전체가 긴장한 것은 자명한 사실. 그러나 문선명 총재를 비롯해 일행 16명이 모두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는 소식이 후속 보도되면서 통일교는 이내 안도감에 젖어 들었다.

이번 사고는 특히 그 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문 총재의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사고 14일 만인 지난 8월1일 퇴원한 문 총재는 8월7일 통일교의 명절인 ‘칠팔절’ 행사에 부인 한학자 여사와 함께 참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양창식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은 “이번 사건이 오히려 신도들의 신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며 통일교가 그 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이번 헬기사고에서 문선명 총재가 기적적으로 생환했고, 또 문 총재의 건강상태도 나이에 비해 양호하다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가 90세를 목전에 둔 고령임을 감안할 때 미래를 위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에서 터진 사고인지라 세간의 이목은 통일교의 세대교체 문제에 자연스럽게 쏠렸다. 실제로 통일교는 그 동안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산을 권장하는 통일교 수장인 문선명 총재는 총 7남6녀를 낳았으며, 현재 10명이 생존해 있다. 이 중 인진(2녀)·현진(3남)·국진(4남)·형진(7남) 등 4명이 현재 통일교의 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 중이다.

통일교의 세대교체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통일교의 독특한 경제관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의 종교가 종교활동의 수입원을 신도들의 헌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과 달리, 통일교는 일찍부터 직접 기업활동에 뛰어들었다.

▶서울 청파동 통일교 본부교회에서 신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문형진 회장 부부.


전화위복 된 문선명 총재의 헬기 사고

흔히 세간에 ‘통일그룹’으로 알려진 기업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통일교는 국내외에 수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한·일 해저터널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국제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는 이념과 이론에만 몰두하지 말고 행동을 통해 이념과 이론을 구현해야 한다는 통일교의 교리 때문이다. 평화를 지향한다면 실제로 평화를 위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에서 기독교과 이슬람의 중재 역할을 자청한 것이나 북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 인종을 초월해 가정을 꾸리게 하는 것도 모두 이런 행동의 일환이다.

통일교 관계자들은 교회가 일찍이 교육 및 언론사업, 다양한 기업활동에 뛰어든 것도 자신들의 이념과 이론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통일교가 실제 신자 수 대비 세계 종교계에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통일그룹의 막대한 경제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은 교회 안팎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같은 교리를 바탕으로 통일교는 일찍부터 교회와 기업이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교회를 대표하는 조직이라면,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하 유지재단)은 통일그룹을 이끄는 조직이다.

지난 4월18일, 통일교 교회의 수장 직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회장과 한국회장 직이 문선명 총재의 막내아들인 문형진(30) 회장에게 승계됐다. 기업 수장 직에 해당하는 유지재단 이사장 직은 이미 2005년부터 4남인 문국진 이사장이 맡고 있다. 이로써 통일교의 핵심인 교회와 기업이 2세들에게 승계된 셈이다.

▶지난 8월7일 헬기 사고 후 처음으로 통일교 공식 행사에 참석한 문선명 총재.


10명 자녀 중 4명 공식 직함 갖고 활동 중

뿐만 아니라 둘째 딸 문인진(42) 씨 역시 지난 8월1일 미국총회장에 올랐으며, 3남인 문현진(40) 씨는 문 총재가 유엔을 대신할 민간 국제 평화기구로 창설한 천주평화연합(UPF)과 통일그룹 세계재단, 세계평화청년연합 세계회장, 선문평화축구재단 이사장 등을 맡아 통일교의 국제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4명의 자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부친에 이어 목회자의 길을 걷는 막내 문형진 회장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아직 한국말에 서투르지만,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교회상은 분명하다.

그는 교회 수장직인 세계회장 및 한국회장에 취임한 지 불과 4개월 남짓한 기간에 벌써 크고 작은 많은 변화를 몰고 오며 통일교에 자신의 색채를 덧입히고 있다. 현재 그는 통일교의 역사가 시작된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본부교회에서 목회활동 중이다.

우선, 그가 몰고 온 작은 변화는 일요일 예배시간에 명상시간을 도입한 것. 불교에 깊이 심취했던 그의 색깔이 극명히 드러나는 변화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합리주의자답게 그가 맡은 본부교회의 헌금 관리를 전문 재정팀을 신설해 전담하게 함으로써 헌금 관리의 투명성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취임 후 조직체계를 대폭 정비해, 과거 문선명 총재가 직접 임명하던 각 시·도 단위 책임자인 교구장을 선거제로 바꿔 선거를 통해 임명했다.

교구장 선출제로 바꾼 7남 문형진 회장

▶(위에서부터)1 2006년 여름 천정궁 박물관 개관식에서 문선명 총재 가족, 1990년 4월11일 크렘린 궁에서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난 문 총재 부부, 1991년 12월6일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을 당시의 문 총재.

“제가 미국에서 자라서인지 모르지만, 저는 임명제보다 선거제가 낫다는 판단입니다. 제가 아는 사람이어서 혹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교구장에 임명하는 것은 안 좋잖아요? 우리 커뮤니티에 가장 잘 봉사할 수 있는 분을 뽑기 위해서는 선거가 가장 좋은 방법이죠.

그래서 통일교 사상 최초로 선거를 통한 임명을 실시했습니다. 나머지 스태프는 선거를 통해 임명되신 분들이 직접 뽑게 했고요.” 문형진 회장의 말이다. 그는 “되도록이면 식구(통일교에서는 신자를 식구라고 부른다)들에게 더욱 많은 권한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권위의 리더십이 아닌 겸손의 리더십을 펴고 싶다는 것이다. 한편, 그 동안 통일교 세계회장직을 맡아온 곽정환(72) 씨는 초종교초국가연합세계회장·선문학원 이사장·천주평화연합(UFP) 세계의장 등의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회장을 맡아온 황선조(53) 씨는 지난 총선에서 평화통일가정당 총재를 맡았으며, 현재는 ㈜일상해양산업 회장을 맡아 여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형진 회장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문선명 총재의 자녀는 통일그룹을 이끄는 4남 문국진 이사장이다.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마이애미대 MBA 과정을 수료한 그는 대학시절 미국에서 직접 자신의 회사를 설립해 성공시킨 ‘성공한 CEO’다. 통일그룹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통일중공업·한국티타늄 등 주요 계열사가 줄줄이 부도를 맞는 아픔을 겪었다.

2005년 통일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문국진 이사장은 취임 직후 33개 계열사 중 11개 계열사를 매각했으며, 남은 회사에 대해서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통일교의 든든한 후원자, 통일그룹 이끄는 4남

“제가 취임했을 때 33개 계열사 중 80%가 적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한 예로 <세계일보>는 1년 적자가 3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산술적으로만 봐도 하루에 1억 원씩 까먹고 있었다는 말이죠. 이 상태로 그냥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임직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말했어요. 이 사무실 앞으로 3~4개월씩 데모대가 몰려오기도 했지만, 많은 분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죠.”

문국진 이사장의 말이다. 문 이사장이 특히 주력하는 것은 경영의 합리성과 투명성 회복. 통일그룹이 과거 교회와 관련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면서 교회와 기업의 명확한 구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그 동안 종교와 기업이 섞여 효율적이지 않게 경영돼 왔다”며 “재단의 근본 취지로 돌아가 앞으로는 이익을 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한다. 현재 통일그룹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계열사는 <세계일보>·용평리조트·일신석재·선원건설·세일여행사·일상해양산업·일화·아시아포럼·일흥조선·통일스포츠·평일기획·천일교육원·평농·JC·TIC 등 15개 회사다.

방영섭 부회장은 “15개 회사 중 <세계일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흑자구조로 전환됐다”고 말한다. 2005년 이전에는 1년에 1,000억 원의 적자를 냈으나 2006년도에는 300억 원의 흑자를 냈으며 올해는 500억 원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문 총재의 국제활동을 국제적으로 뒷받침하는 3남 문현진(40) 씨는 형제들 중에서도 언변과 카리스마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이다. 현재 천주평화연합(UPF)과 통일그룹 세계재단, 세계평화청년연합 세계회장, 선문평화축구재단 이사장 등을 맡아 통일교의 국제활동을 뒷받침한다.

그는 특히 통일교가 인수한 세계적 통신사 UPI와 기존 <워싱턴타임스> 등의 언론매체를 소유한 뉴스월드커뮤니케이션 회장 등을 맡아 미국 통일그룹을 총괄한다. 그러나 언론 노출을 극도로 피해 다른 형제들에 비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지난 8월1일자로 미국총회장에 오른 2녀 인진 회장 역시 하버드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재원으로, 5명의 자녀 중 두 아이를 홈스쿨링을 통해 하버드대에 입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관계자들은 최근 2세대의 급부상에 대해 ‘세대교체’라는 말을 쓰는 것을 극도로 조심했다.

“아버님(문선명 총재)이 건재하시고, 또 아버님이 돌아가신다고 해도 자식들이 아버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님의 말씀을 자녀분들이 이어받아 그대로 수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집단이든 시간은 변화를 불러온다. 이는 통일교도 예외가 아니다. 통일교의 2세들이 과연 문선명 총재의 카리스마를 대신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인터뷰1┃문형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회장 및 한국회장
“나는 아버지에게 고용된 사람일 뿐”

어린 날 마이너리티 경험이 힘의 원천… 통일교 자긍심 회복이 가장 큰 과제

강력한 카리스마로 통일교를 창시해 오늘에 이르게 한 문선명 총재를 이어 교회를 책임지게 된 문형진 회장.

그러나 아직 이립(而立)의 나이에 앳된 미소년 이미지인 그는 “나는 아버지에게 고용된 사람에 불과하다. 언제든 일을 못하면 쫓겨날 수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아직 한국어에 서투르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가끔 어려운 단어가 튀어나올 때면 옆에 앉은 부인 이연아(30) 씨에게 물어봤다.

둘은 조혼을 권장하는 통일교의 전통에 따라 11년 전 결혼해 벌써 5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다음은 문형진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부친에 이어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다. 평범한 가정에 태어나서도 목회자의 길을 선택하기까지는 많은 갈등이 있는데,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 태어난 만큼 목회자의 길을 선택하기까지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을 것 같다.
“목회란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일종의 소명(召命)인 것이다. 어려서부터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장 친하게 지냈던 바로 위 형인 영진 형이 죽은 뒤 인생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영진 형이 관심을 가졌던 동양철학에 빠져 한동안 동양철학을 공부했다. 그 뒤 하버드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통일교의 뿌리인 서양종교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어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나의 경우는 목회를 하려고 종교를 공부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던 것이다.”

-목회자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형제들에게 아쉬움은 없나?
“형제들 가운데 목회자의 길은 둘째누나인 인진 누나가 먼저 걸었다. 이미 10년 전 아버님으로부터 축사장에 임명되셨다. 그 동안 5자녀를 기르느라 목회활동을 하지 못하셨는데, 두 딸이 올해 하버드대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목회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1일자로 미국총회장에 오르셨다. 특히 인진누나는 목회활동으로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해 미국에서 태어난 형제들을 거의 기르다시피 하신 분이다. 내게는 어머니와 같은 누나다. 많이 의지된다.”

-그래도 남자 형제 중에서는 유일한데, 그 동안 아버지로부터 아들 중 한 명이 목회자의 길을 걸었으면 하는 무언의 압력은 없었나?
“별로 느끼지 못했다. 아버님께서는 우리에게 늘 무리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자연스럽게 우리가 우리의 길을 찾기를 기다려주시는 편이다. 또 아버지는 우리가 어떤 길을 걷든, 공부를 하든 사업을 하든 그것이 목회활동이라고 말씀하신다. 생각의 유연성이 있는 분이다.”

-평범한 목회자가 아니라 문선명 총재의 아들로서 목회자라는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나?
“부담은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책임이 점점 커지고, 시간관리도 어려워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즐겁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았다. 뿐만 아니라 저택에서 경호원에 둘러싸여 자란 것으로 아는데, 이런 환경에서 자란 것이 목회자로서 사목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모든 사람의 경험은 같을 수 없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심지어 샴쌍둥이마저 서로 다른 경험을 한다고 한다. 같은 사건을 겪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경험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돕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 나 역시 미국에서 자라면서 마이너리티로서의 경험을 갖고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 친구들은 백인이 아니라 흑인·히스패닉·이탈리아계가 대부분이었다. 미국에서 이런 마이너리티 경험을 한 것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된다.”

-10남매 중 막내다. 어려서 부모님으로부터는 물론 형제들로부터도 많은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을 것 같다. 형제들 사이의 관계는 어떤가?
“형제가 많다 보니 나이가 비슷한 형제들과 친하다. 국진 형과는 나이차가 적지 않지만, 국진 형이 영진 형과 친해 나와도 친해진 경우다. 영진 형이 죽었을 때 국진형과 내가 특히 힘들었다.”

-20대에 여러 종교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 신부들과도 친하고, 불교에도 심취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들 종교에서 무엇을 배웠나? 그럼에도 통일교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예수회 소속 학교에 다니며 신부님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또 스님들도 가깝게 지내며 불교를 공부하며 천주교와 불교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하지만 한 번도 통일교를 떠나본 적은 없다. 통일교는 교명에서 말하듯, 모든 종교를 포용한다.”

-통일교가 현재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통일교 식구로서의 자부심 회복이다. 통일교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마이너리티다. 아직도 군대에서 종교란에 통일교라고 쓰거나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이 종교가 통일교라고 밝히면 특별상담이 들어온다고 한다.(웃음) 통일교인임을 자랑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할 것인가?
“결국 우리 스스로 축복된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축복된 삶을 살고, 우리의 축복된 삶을 이웃을 위해 나누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에 대한 편견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내내 옆에 앉아 있던 부인 이연아 씨가 여기서 한마디 거들었다.
“우리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비즈니스에서 10년은 장기계획이 필요한 기간이지만, 종교에서는 한 세대도 짧은 기간이거든요. 오늘의 기독교도 2,000년에 걸쳐 이뤄진 것이잖아요? 많은 신흥종교가 지탄을 받는 것도 너무 조급하게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조급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다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이죠. 우리는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갈 생각입니다.”

인터뷰2┃문국진 통일그룹 회장 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이사장
“통일그룹은 교회의 물적 뒷받침 위해 존립”
아직 개발하지 않은 부동산 많아 성장잠재력 무한… 고용창출로 사회에 기여할 것


교회와 함께 통일교를 지탱하는 한 축인 통일그룹을 이끄는 문국진(39) 이사장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버드대학시절 총기회사인 KAHR를 설립해 매출 1,000억 원대의 회사로 키웠다. 총기 관련 특허도 6개나 소유하고 있다.

2005년 귀국해 부채의 늪에 빠진 통일그룹을 불과 3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은 그를 지난 8월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문선명 총재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목회자의 길이 아닌 사업가의 길을 택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말씀공부를 많이 했고, 대학에서도 교회와 철학에 관한 공부를 했다. 전공으로 경제학을 선택한 것은 논리적 사고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총기사업은 대학교 3학년 때 내가 가장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어려서부터 사냥을 좋아했기 때문에 총기 관련 일을 하면 내가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한 일이다. 하지만 늘 아버님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러던 차에 통일그룹이 어렵다고 해서 들어와 맡게 된 것이다.”

-공식 직함이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이사장이다. 유지재단이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쉽게 말해 통일교의 교회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이다. 그 중에는 기업도 있고 토지도 있고 빌딩도 있다.”

-기업으로 치면 구조조정본부 같은 조직인가?
“구조본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교회 밖 사람들 시각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통일그룹의 시작 자체가 내 아버지인 문선명 총재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통일그룹 산하 기업들은 법적으로 하나로 엮여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님의 말씀에 의해 총체적으로 엮여 아버님의 비전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재단이 각 기업의 주식을 소유해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개별 기업은 개별적으로 사업계획을 설정한다. 매우 분권적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 3년 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고 들었다. 처음 부임했을 당시 통일그룹에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었나?
“우리는 종교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 운영에서도 전문 경영기법과 거리가 있게 운영되고 있었다. 즉, 종교와 기업의 구분이 없이 섞여 있다 보니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취임 이래 재단의 설립 취지를 달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유지재단의 설립취지는 교회를 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익을 내야 한다. 때문에 적자를 내는 회사는 과감하게 매각했고, 남은 회사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통일교의 종교적 이념과 통일그룹의 기업목표를 일치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나?
“그렇지 않다. 간단하다. 우리의 목적은 돈을 벌어 이익을 내고 주주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교회가 발전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단적으로 돈이 있어야 세계에 선교사도 파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통일그룹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다. 안정화를 이룬 뒤 중장기 전략을 세워 궁극적으로 통일그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세워야 하는데, 솔직히 아직 거기까지는 못하고 있다.”

-대북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통일교의 대북사업은 문 총재님이 개인적 영감에 따라 이끄는 사업이다. 통일그룹은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 통일그룹을 어떤 기업으로 키워나갈 생각인가?
“현재 통일그룹은 매출 1조 원이 약간 모자라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개발하지 않은 부동산이 많아 그 진가를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이를 잘 활용하고 관리하면 상당히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적이 교회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것인 만큼 고용창출 등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글■오효림 월간중앙 기자 (hy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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